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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뉴질랜드 국가 상징인 고사리의 약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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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국가 상징인 고사리의 약효

황금 털이 덥힌 개의 등뼈, 금모구척(金毛狗脊)

뉴질랜드에 이민을 와서 한동안 이 나라 식생에 대해 낯설어 했던 기억이 새롭다. 무엇보다 거대한 고사리가 나무처럼 곳곳에 버티고 있음이 특이했다. 내가 알고 있는 기초적인 식물학적 상식이란 고작 고사리는 씨나 뿌리로 번식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포자로 번식한다는 정도였다. 왠지 원시적인 식물이 고사리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질랜드는 북반구 대륙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비교적 신생의 화산섬이다.

 

그러니 자연히 식생도 북반구 대륙과는 다를 것이다. 북반구 대륙에서 태어나 40년을 살다가 남반구 외진 섬나라에 와서 정착한 것이 도대체 무슨 인연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그런 낯선 식생으로 하여금 숲 속에 들어가는 것조차 꺼리도록 만들었다. 서울에서는 한때 주변 산들을 주말마다 오르곤 했었다. 그러나 이민을 온 후 주말이면 바닷가를 산책했을 뿐 숲 속으로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금모구척(金毛狗脊)이라는 약초가 있다. 나는 이 약초의 모습을 책에서만 보았었다. 약초의 모양이 개의 척추뼈와 비슷하고 황금색의 털이 달려 있다. 그래서 이름 붙여진 것이 바로 금모구척이다.

 

실물을 보지 못했으므로 그저 상상만을 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 약초가 관절 질환에 효과가 크다는 사실에 관심이 끌렸다. 여기에 무엇보다도 고사리의 뿌리라는 사실에서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고사리라고 하면 아마도 뉴질랜드만큼 흔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고사리가 뉴질랜드 국가 상징으로 자리를 잡았겠는가. 뉴질랜드라는 나라는 다습(多濕)한 나라다. 또한 바람도 많다. ()과 습()은 많은 병의 원인이 된다. 특히 관절염의 주원인이다. 동양의학에서는 간신(肝腎)이 허약할 경우 허리가 아프고 잘 서지 못하거나, 다리와 무릎이 연약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즉 풍습(風濕)이 침범해서 일어나는 요통, 관절염, 하체무력증등이 이에 해당한다. 바로 금모구척은 이러한 증상을 다스리는 약초다.

 

풍과 습이 강한 뉴질랜드 기후조건은 많은 관절염 환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뉴질랜드 관절염협회가 있을 정도다. 실제로 뉴질랜드에 오래 거주하는 동포 가운데 풍과 습으로 인한 관절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풍과 습은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소변을 참지 못하게 하며, 성 기능의 감퇴로도 이어진다. 여자의 경우 백대하가 지속적으로 흐르는 경우도 포함된다. 뉴질랜드가 풍과 습으로 인한 많은 질병이 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풍과 습을 다스릴 수있는 약초도 많다는 뜻이 된다.

 

신토불이(身土不二)라는 말은 바로 그런 것을 의미한다. 뉴질랜드의 풍토병은 뉴질랜드 약초로 다스리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금모구척은 뉴질랜드 풍토병을 다스릴 수 있는 좋은 약초임에 틀림없다.

 

지난달 나는 처음으로 금모구척의 실제 모양을 보았다. 고사리 나무의 뿌리를 더듬어 캤을 때 나는 그 모습에 깜짝 놀랐다. 땅 속에서 나온 뿌리임에도 겉은 완전히 강아지의 털처럼 덮여 있었다. 그것도 황금빛이 도는 털이었다. 한눈에 금모구척임을 알 수 있었다. 뿌리 모양은 마치 강아지의 척추뼈처럼 생겼다.

 

도대체 뿌리에 왜 이토록 황금털이 덮여 있을까 나름대로 추측해 보았다. 그것은 수분을 함유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구조였다. 식물의 뿌리는 수분을 잘 함유하는 것이 기능적 본질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황금구척은 가장 뛰어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동양의학에서는 뼈관절 질환을 그저 뼈관절 자체의 이상으로 보지 않는다. 오장육부라는 오행의 장부기능 이상으로 본다. 뼈관절에 단순히 소염제를 주는 것이 서양의학이다. 그러나 동양의학은 원인치료에 주안을 둔다. 금모구척의 성질은 쓰고 달며(苦甘), 따뜻하다(). 그리고 그 효능은 간과 신을 보하고(補肝腎), 허리와 무릎을 강하게 하며(强腰膝), 풍과 습을 제거한다(祛風濕).

 

금모구척을 어떻게 캐서 어떻게 복용하는 것이 좋은 지에 대한 나의 지식은 아직 완전하지 않다. 단지 금모구척으로 술을 담가서 먹는 법을 소개해본다. 금모구척을 캐면 우선 겉에 붙어 있는 황금빛 털을 제거한다.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살짝 불에 구으면 된다. 그리고 깨끗히 씻어 물기를 말린 후에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독이나 항아리에 넣고 40도 정도 되는 독한 술을 붓는다. 아마도 보트카나 고량주가 좋을 것이다.

 

보통 재료의 두 배 정도 술을 붓는다. 그리고 밀봉하여 그늘에 3-4개월 보관한 후 마시면 된다. 금모구척주를 마신 사람들의 증거는 대체적으로 남녀 불문하고 신경통, 관절염, 요통에 좋은 효과를 보았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은 생리불순과 백대하증에서 치료효과를 보았으며 남성은 강정효과도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금모구척에 대하여 고문헌을 참고하자면 명()나라 이중립(李中立)의 본초원시서(本草原始書)에 구척의 뿌리에는 황모(黃毛)가 있고 내부는 청록 색 또는 붉은 색을 띠고 있다고 했으며 중국 본초경에는 구척은 개의 척추뼈와 같이 생겼으며 신장 기능을 보하는데 좋은 약초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제부터 뉴질랜드의 고사리가 그저 낯설게 만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출처> 李順男

      (저자소개: 인천 출생, 부평고, 고려대졸, 일본 게이오 대학원,

       전 중앙일보 문화부기자, NZCCM에서 중의학 공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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